목소리들

2014년과 2020년 이루어진 언니들의 구술 인터뷰 자료와 2021년 활동가 및 완월동 인근 주민들의 구술 자료를 분류 및 분석하여 다양한 위치에 있는 주체들이 인식하는 완월동 공간을 그려보는 작업이다. 완월동의 내부와 외부, 일상화된 착취 구조, 공간과 사람들, 시간과 역사적 의미를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면밀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목소리들

2014년과 2020년 이루어진 언니들의 구술 인터뷰 자료와 2021년 활동가 및 완월동 인근 주민들의 구술 자료를 분류 및 분석하여 다양한 위치에 있는 주체들이 인식하는 완월동 공간을 그려보는 작업이다. 완월동의 내부와 외부, 일상화된 착취 구조, 공간과 사람들, 시간과 역사적 의미를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면밀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저 지역이 없어진다는 게 어떻게 보면.대놓고 성매매하는 걸.어쨌든 대놓고  여성을 상품화시키는 거잖아? 그리고  10대들이 지나갈 때도 나도 다음에 크면은 여자를 살 수 있겠구나, 이런 거 있잖아요? 그래서 뭔가 대놓고 하는 것에 대한 메시지 있잖아요. 그리고 이게 일본이 한국을 지배하는 방식에 대한 그런 표면적인 것이 있잖아요. 그래서 일본의 잔재청산이라는 의미도 나는 되게 크다고 봐요.

한 번도 나 완월동에다 뭘 지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 그냥 단편적으로는 그냥 저게 없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 기억에서 없어진다. 그런데 뭐 앞에서 없어진다 해서 없어지는 건 아닌데. 그냥 저 공간이 너무 무서운 거예요. 분명히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아, 알아. 근데 어느 순간 계속 리셋되는, 계속 과거로 돌아가는 느낌. 저러다 갑자기 또 여성들이 갇혀 있으면 어떡하지 성매매 상황이... 그래서 차라리 모든 것들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그니까 그때 그 사람들. 일단 우리가 그냥 뭔가 하는데 그러니까 지금 생각하면 너무너무 중요한 한 발자국이었다는. 어렸을 때는 진짜 혈기 왕성해서 뭔가 자극이 들어오면 분노가 일어나니까 뭐라도 하고 싶잖아요. 그래서 했던 것이 컸던 것 같고. 예술 작업을 하더라도 그냥 작업실에서 어떤 생산품을 생산해내는 사람이라기보다 거의 항상 그 공동체에 개입해서 작업하는 작가이기 때문에 물론 제가 많은 거를 해소할 수 있지만 문제를 던져서 이걸 공론화 시킨다는 것까지는 저는 예술가는 해야 된다고 봐요.

김효정: 언니들도 그날 되게 여러 감정들이 있었잖아. 왜 그거를 못하게 하냐 상인과 업주와. 이게 사실 정말 이게 극명하게 그룹이 나눠졌던 날이었잖아요. 그게 보이지 않았던 게 그날 확 드러난 거잖아 그래서 언니들이 그 과정에서 자기가 어떤 존재냐 이거에 대해서 굉장히 비참함을 느꼈던 언니들이 좀 많았던 다 그렇지 않았는데 맨날 언니들은 그런 거를 막 울면서 내가 이런 존재인가 이런 거. 정영미: 그래 그렇게 막 기를 쓰고 폭력을 행사하면서까지 막고.. 자기들이 얻고자는 게 뭐지. 진짜 그게 하루인데.

...  부산지역의 젊음 문화예술인들이 그렇게 단체로 모여서 뭔가를 하는 게 사실은 흔치 않았거든. 돈까지 지원받으면서 근데 이제 그거 자체가 조금 뭔가 집단의 어떤 그런 것도 좀 힘도 줬던 것 같고. 다 같이 우리가 뭔가 으샤으샤 한다. 그리고 그 공간에 대한 어떤 그런 의미도 많이 컸던 것 같고 다들 근데 혈기 넘치는 젊은 신예 작가들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얘기. 그냥 그 시절에 가능한 얘기인 것 같아요. 그리고 공공 미술 프로젝트 개념 자체가 사실 없었잖아. 근데 그때 언니야 놀자 사업을 지금 생각해 보면. 부산 지역에 그런 식의 어떤 거대한 공공 미술 프로젝트는 사실 처음 아니었나.  지역의 작가들과  함께 세미나를 하고 협업하면서 뭔가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잖아요.

공원이 되면 좋겠다. 이 지역 자체가. 왜냐면 원래 이곳이 녹정이라고 초장동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푸른 잔디밭이 있던 장소잖아요. 그래서 그런 본래의 어떤 장소성 이런 것을 생각하면........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고 좀 쉴 수 있는 그런 공간이면 좋겠다.

개발주의 한국에서 가능한 한 긍정적으로 장소의 어떤 변화, 하지만 사라지지 않고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그 출발점으로 과거로 후퇴하지 않고 앞으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하나의 기준점이 됐으면 좋겠다.

내 생각에는 그냥 공원같은것도 괜찮고 다 부숴서 집 없는 사람들 집 하나씩 주면 좋겠어. 두 번 다시 애들이 저런데서 다 꿈 다 뺏기고, 성품 다 뺏기고, 그런 삶을 안 살았으면 좋겠어.

난 관심 없어. 완월동에 대한 거 변화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어........살기가 빡빡해서 그런지... 지네들 알아서 하겠지.  완월동 사람들이 별로 좋은 인식이 아니니까.

우리 생각만 하는 게 아니고.. 우리는 그냥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먹고 사니까 편안한데 그래도 내 자식이 있고 내 손주가 있으니까 그 애들이 멀리 안 떠나가게. 그 애들은 또 그런 걸 원하니까. 내 생각만 할 수는 없잖아요 그러니까 뭐 관광지가 되든 뭐든 활성화가 돼야 이 동네에 사는 어떤 자부심이 있어야 되는데 우리 애들이 그러더라고 저 때문에 아무것도 안 된다. 여기는 아무도 안 놀란다 막 그래요. 그래서 자부심을 갖고 살 수 있어야지 우리 동네 자랑스러운 것도 말해야 되는데 완월동이라고 미리 그냥 막 그런다대. 그냥 자랑스러운 동네가 돼야지.

혼자 사는 여자들을 위해서 어떤 아파트 같은 것도 있었으면 좋겠고 그러면서 공원 조성을 하면서 완전히 그거를 갖다가 완전히 100% 뒤집을 수는 없지만은 그렇게 힐링되는 공간이 되면은 과거를 잊고 다시 새로운 모습이 되면은 내 기억에서 안식처라는 느낌을 받지 않을까.

거기 있어도 괜찮다고 거기 있어도 괜찮다고 그거는. 그러니까 뭐 네 잘못이야 이런 게 아니고. 거기에 있든 밖에 있든 괜찮아 괜찮아. 지금은 그냥 다 괜찮아. 뭐 이래서 괜찮고 이런 게 그냥 괜찮아. 언니가 나올 수. 나올 수 있어 있어. 아니면 나오고 싶어 그 때까지 있어도 괜찮아 언니 그냥 그건 언니의 잘못도 아니고. 그 사회 구조 이런 거. 그냥 다 떠나서 그냥 언니 거기 있어도 괜찮아. 우리가 갈게. 약간 이렇게.

 지금도 내가 아는 사람들 한 몇 명이 아직도 있거든. 안에 있어. 있지만은 어디 가서 살 수가 없기때문에 이러고 있는 거야. 그래도 좀 젊었을 때 나오면은 어떻게 해 가지고 또 사회생활을 한다지만은 그게 몇 십 년 사는 사람들 밖에 가서 살 수가 없다. 여기서 어떻게는 그래가지고 살아야 되는데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하고 살 수는 없는 거고.  뭘 하고 살 수 있을까(중략)  구청에서  좀 책임져줘야 되지 않을까.

(다른 집결지가) 전부 다 이렇게 다 고립돼 있잖아. 그런 형태가 많은데 완월동은 이렇게 막 연결돼 있으니까요. 오히려 여기를 갖다 이렇게 뭉개버리는 게 아니고 어떻게 보면 지역사회하고 연결이 돼 있기 때문에. 역사성은 말할 것도 없고. 이제 대한민국의 조선의 유곽의 출발점이기 때문에 그 역사성은 반드시 살려야 되고 . 부산은 사실 무너지면 안 돼. 부산의 건물들은 살려야 돼.

사람들이 많이 오해하잖아요. 집결지는 성매매의 일부이고 그거 없으면 다른데 더 많아지고 뭐 근데도 왜 거기다 이렇게 목을 매냐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하지만, 저는 정말 집결지가 상징적이다. 그거 하나가 있음으로써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그래도 된다고 가르치는지 그래도 되는 여성들이 있다고 가르치는지. 그래도 되는 그렇게 돼도 그게 그렇게 그런 가해를 당해도 되는 인간들이 있다고 가르치는 장소가 집결되기 때문에 이건 말할 것도 없이 너무나 기본적인 우리의 책임, 그런 장소를 결코 이 땅이 허락하면 안 된다는, 허용해서는 안 된다라는 저는 그런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완월동은 정말 꼭 사라져야 되고. 그리고 우리에게 기록돼야 되는 거죠.

완월동은 진짜 의미가 복합적이에요. 그러니까 타지역 집결지보다도 역사성이나 이런 것이 있는 곳이고. 식민지 역사하고도 굉장히 긴밀하고 하다보니까 이 지역 사회에서는 그러니까 아우슈비츠 수용소처럼, 어떤 현장을 그대로 보존함으로써 다시금 그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기억하는 공간으로 남겨두잖아요. (중략)일정정도 책임감을 가지고 보존을 하잖아요. 그래서 완월동은 다른 지역과는 다르게 그런 어떤 역사성,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겠지만 역사성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좀 어느 정도의 형태로든 보존은 됐으면 좋겠다.

그 아가씨들도 나하고 같은 생각일 것 같아요. 나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는거. 그 안에 있으면 바깥에 일단 나오면 무섭다는거. 근데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나오길. 일단 용기를 내서 나오면 바깥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는거. 거기 있으면 돈 번다는건 100명 중에 한 두 명이지 거의 80~90%는 빚을 진다는 거. 자기가 빚지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빚을 질 수 밖에 없고.

........ 거기 안에만 있던 사람들은 밖에 나가서 사회를 아예 모르고 사람들과 접촉이 없다 보니까 겁을 내요. 솔직히 진짜 필요한 것은 나가서 생활할 수 있게끔 해줘야 하는데 그런 것들이 없고, 그 사람들은 나와서 밖에서 적응하기가 힘들어요.

...... 그렇다고 공부를 많이 해서 펜을 잡을끼가. 기술이 있어 저거 할끼가. 그건 솔직히 힘들어. 누구든지 힘들어. 누구 말마따나 뭐 꾸미고 치장하면 또 모르겠지만은 그래도 나는 자신이 없더라. 계속 이제 더 나이가 들어서 있을 자신이 없는거..... 그래 갖고. 청소도 했다고. 뭐 그보다 더한 것도 했는데 치우고 닦고 하는 거야 뭐. 아가씨들한테 청소비를 받았어 주인이 주지 않고. 인간들이 하여튼 언니들한테 받았어. 저 동네에서  일하다가 청소를 하니까 주인이 나를 쉽게 보고 청소비를  깎는 거라.... 왜 내가 할 때는 왜 이렇게 해 주느냐. 보태서라도 줘야 되는 거 아이가. 대판 싸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