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들

2014년과 2020년 이루어진 언니들의 구술 인터뷰 자료와 2021년 활동가 및 완월동 인근 주민들의 구술 자료를 분류 및 분석하여 다양한 위치에 있는 주체들이 인식하는 완월동 공간을 그려보는 작업이다. 완월동의 내부와 외부, 일상화된 착취 구조, 공간과 사람들, 시간과 역사적 의미를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면밀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목소리들

2014년과 2020년 이루어진 언니들의 구술 인터뷰 자료와 2021년 활동가 및 완월동 인근 주민들의 구술 자료를 분류 및 분석하여 다양한 위치에 있는 주체들이 인식하는 완월동 공간을 그려보는 작업이다. 완월동의 내부와 외부, 일상화된 착취 구조, 공간과 사람들, 시간과 역사적 의미를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면밀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미신은, 그렇죠. 많이 다녔습니다. 진짜 보살 집에 많이 가고. 주인들끼리도 끼고 하는 것도 있으니까. 그런 것도 옛날에 있었어요. 내가 점집에 가면, 이 집에 안 있어도 되는데 그 집에 있어야 된다. 딴 집에 가면 안 된다 하고. 점쟁이들하고 주인들끼리 짜고 치는 것도 좀 없지는 않았어요.  어릴 때는 맞는다고 생각하죠. (...) 우연찮게 어떤 사람이 나보고 하는 말이 ‘아가씨는 나이가 들어도 천마산 줄기는 못 벗어날 거야.’ 이러더라고요. 난 잊어버렸어요. 근데 내가 사십대 초반 때 다시 왔잖아요. 이 동네에 다시 오니까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 ‘아유 점쟁이가 옛날에 이러 더만, 결국은 또 그렇네.’하면서.

완월동에 들어갔을 때 업소 문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오지 마라, 오지 마라 이런 식으로 못 들어오게 했어요. 저희들을 문을 밟고 넘어가지 못하게 했었던 기억이 나요. 그리고 막 소금 앞에 뿌려놓고.

소금 뿌리고. 이런 건 봤었어. 뒤에 돌아 보면 막 머리 같은 데 막 몸에다가 이렇게..그리고 이런 건 있었어. 그런데 이 동네가 특별히 재수 있잖아? 재수를 많이 보더라고. 우리가 만일에 여자인데 자기들이 그 손님 오기 전에 그 여자가 그 집을 가잖아. 그러면 굉장히 싫어했었어. (여자가 처음에 와서 재수없다고..) 그런 걸 많이 믿었어. 주민들은 거기에 들어갈 일도 없고.. 모르고 어쩌다가 또 장사하는 사람이 뭐 물어보러 간다든지 이러면 또 그런 말을 듣기는 들었어.

완월동 언니들이 왔을 때 마약 사건을 함께 한 게 있고.  완월동의 언니들이 투약하시는 분이. 좀 있었어. 그래서 완월동이 야쿠자와 마약 투약 이렇게 연결이 되기도 했어요.

언니 우리 담배 한 대 피고 시작할까요? 이러면 딱 분위기가 녹거든요. 의외네? 이 사람들도 담배를 피네? 하시면서. 그래서 항상 상담실에 담배가 있고 재떨이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근데 저희가 1~2년 상담을 하면서 자신감이 생겼어요. 담배의 힘 없이도 이렇게 좀 나를 믿게 할 수 있는 그런 경험과 기술? 그래서 나중에는 담배 없이도 이렇게 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지만 그때는 그랬다는 게 재미있었어요.

스트레스 해소법이었어요. (중략)속에서부터 연기를 내뿜으면 답답한 게 날아가니깐.

담배는 처음부터 안 배웠어야 되는데… 배워가지고 그냥 막연하게 맛도 모르면서… 피는 거지 이제. 담배에 의지하는 거지. 모든 그런 남자들하고의 그런 데서도 이제 담배를 피움으로 인해서 피할 수 있는 시간적인 건 있잖아요. 핑계거리죠 전. (...) 그게 지금 생각해보면 담배 때문에 위안이 된 것도 있고, 지금 인터뷰 한다고 하니 많은 생각을 하잖아요. 순간적으로. 근데 담배이야기는 안 나와서 준비를 안했는데, 지금은 뭐 솔직히 건강생각해서 끊고 싶은 마음은 많은데, 워낙에 오랫동안 또 내 숨 쉬는 거랑 똑같이 인지를 하다보니까 얘가 잘 안 끊기네.

그거는 손님 받기 전에 항상 담배를 피거든요. 손님방에 받고 씻으라고 하고. 그러니까 일을 시작 한다. 그런 의미겠죠? 그리고 스트레스 받으니까 또 피고.

다이어트 때문에 운동해라, 약을 지어 먹어라 이 말은 있었어요. 근데 내가 굳이 내 몸 상하면서 내가 왜 병원 처방받아 가면서 약을 먹어야 하나? 맞잖아요. 싫다고, 내 인생 내 알아서 한다고. 내가 돈 못 버는 거지. 무슨 간섭이냐고. 맞잖아요? 못 벌어도 내가 못 버는 거지.. 지야 뭐 항상 돈을 가지고 가니까 나랑은 상관없잖아요.

그냥 그 남성이 여성을 성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위해서 최대한으로 고안된 공간? 그래서 저희가 아웃리치 다닐 때 보면은 그 나까이들, 그 호객하는 여성들, 다 여성들이잖아요. 중년 여성들. 왜 그런가 생각해보면은 남자들에게 다가가서 그렇게 소위 호객을 하기에 덜 위협적인 존재인거죠. 중년여성이라는 게. 게다가 거부감이 덜하고 그래서 그 호객하는 사람들이 막 꽃에 물주고 가세요, 이런 말을 하거든요. 그래가지고 그들이 어떤 좋은 행위를 해주고 가는 것처럼? 그 여성들을 도와주는 것처럼. 막 그런 식으로 성착취를 그렇게 포장하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 언니들은 완월동 안에서 삔 사잖아요. 삔이나 악세사리나 이런 것도. 나오면 천 원, 이천 원 하는 걸 그 동네에서는 몇 만원씩 주고 사고. 나와서 버스도 제대로 못타고. 택시도 제대로 못타고. 모든 일상이 파괴된 채로 사는 ……. 옷도 너무 비싸게 사고. 머리도 너무 비싸게 하고.

언니들이 수면제랑 다이어트 약을 같이 먹다가 정신 질환이 생기는 경우들을 많이 봤거든요. 그게 너무 마음이 안타까워요. 그래서 다이어트 약과 수면제 뭐 이런 것들이 좀 기억이 나고.

유리방이자 거울 방인 거죠. 거기다 불이 되게 환하잖아요. 그러니까 그 안에 이렇게 드레스 입고 앉아서 여성들이 있으면 모든 그 조명이나 이런 게 환한 게 그 안에 딱 이렇게 비춰지니까 정말 뭐랄까.  그 거울을 통해서.  그 불빛 때문에도 눈이 너무 시릴 정도로 밝았거든요.

...... 다이어트 약을 복용하고 실제로 언니가 마치 무슨 뭐 정신 분열처럼 그런 식으로. 착각하고 오인하는 경우가 있는데 약을 끊으면 그 증상이 없어요. 다이어트 약을 과하게 복용하고 그 약에 의지하게 되는데 그런 약을  아주 쉽게 처방을 해 주는 병원들에 대해 경계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언니야 다른 병원 좀 가보자, 언니 맨날 이 병원만 다녔으면 우리가 혹시 또 모르잖아. 언니야 다른 병원에 한번 가서 물어보자.” 그러면 다른 병원 가서 그 약을 보여주면 엄청 약이 센 거예요.

그 사람이 상인회 회장이었거든요.  ‘언니야 놀자’ 할 때 그 상인 회장이  상인들 다 끌어 모아가지고 반대하고 막 이런 것도 했었거든요.  그 사람키도 크고 되게 사납게 생긴 인상이. (중략) ‘언니야 놀자’ 행사 끝나고 업소에 들어갔을 때 이사람이 해어화 회장한테 막 욕하고  이랬어요. .내가 암 걸려가지고, 치료를 다 끝내고 자연 치유센터 갔을 때. 이 사람이 폐암으로 들어온 거예요.  처음에는 서로 아는 척 안 했는데 내려올 때는 아는 척하고 내려왔죠. 자기도 아는 척하더라고요. 그래 그런 기묘한 인연을 만났고.

이분은 너무 셀럽이어가지고 좀 유명한 분이기는 한데. 그분이 중국집 사장님이셨는데 저희가 그때 언니와 놀자 하려고 했을 때 똥물을 우리한테 뿌리겠다고 모아놨어요. 그래서 언니들이 지나가면 저기 저통에 똥물이 있다 그러고. 항상 그 통을 알려주셨어요 그래서 저희가 언니야놀자 했을 당일에도 진짜 제일 무서웠던 거는 업주가 우리를 때리고 이것보다는 똥물을 뒤집어 씌울까 봐. 그게 제일 무서웠었거든요.

 완월동은 안에, 장사하는 사람들이 참 많았던 거 같아요. 포장마차 그러니까 그냥 리어카도 있고. 그 다음에 우리가 만났던 분 중에 한 분이 완월동 그 앞에서 김밥 장사를, 자기가 혼자 아이를 키우면서 .... 이분이 우리한테 자기도 사실 거기 잘 안다 거기 이렇게 영업을 했는데 정말 자기가 있을때도 그 여성들 상황이 너무나 끔찍했다. 그런데 자기는 어떤 것도 도와줄 수 없었다(중략) 그안에서 여성들 대상으로 장사하는 분들이 많잖아요. 그분들이 일종의 업주를 대신한 파수꾼 노릇을 하잖아요. 빛도 많이 내주고......

사실 가장 옆에서 여성들의 삶을 지켜보는 사람이잖아요. 어떻게 살아가는지 어느 정도는 다 알거잖아요. 정신 승리하는 거지. 그렇게 다 업보다, 팔자다라고 체념하고 받아들이게끔 하면서 폭력이 가까이, 바로 옆에서 일어나고 있는데도 이걸 정당화하는 얘기잖아요. 왜냐면 이걸 설명할 수 없으니까.그런 체념과 일종의 정신 승리와 폭력을 정당화하고 수용하는 내면화된 자기 인식 같은 게 그 완월동 주변의 상인들에게는 다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